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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가을-겨울학기 일본 동경공대 연구중심 프로그램 참여 수기 _ 김유진
2023-02-23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시작, 캠퍼스 아시아


[내가 캠퍼스 아시아를 선택한 이유, Tokyo tech을 선택한 이유]

  대학생이라면 모두들 교환학생을 한번쯤은 꿈꿀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는 졸업학기를 앞두고 캠퍼스 아시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다.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3가지가 있다. 먼저, 하고 싶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졸업까지 1학기만 남은 상태로 대학원을 진학할지 취직할지 진로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연구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취업을 하기엔 어느 회사로 가야할 지 고민이 되었다. 4년 졸업 또는 더 일찍 졸업을 한 친구들은 이미 취직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을 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두번째 이유는 졸업까지의 시간을 늦추고 싶었다. 진로를 정하고 졸업을 하고 싶어 휴학을 결심하고 어학연수를 준비하기 시작할 때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 공지를 발견했다. 캠퍼스 아시아는 다른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다르다. 이것이 내가 캠퍼스 아시아를 선택한 세번째 이유이다. 캠퍼스 아시아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수업만 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research student로 연구실 멤버가 되어 직접 연구를 하고 미팅에 참여하는, 그러니까 대학원 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대학원생도 지원할 수 있다. 이 점이 어학연수를 포기하고 캠퍼스 아시아를 택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연구에 대한 확신이 없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나에게 대학원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것. 얼마나 나에게 중요한 경험이 될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교환학생으로 해외로 가서 해외 대학원을 체험해볼 수 있고 졸업도 한 학기 미룰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은 나에게 꼭 잡아야 하는 기회였다.

  Tokyo tech이라는 점도 캠퍼스 아시아를 지원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 Tokyo tech의 Department of Life science and chemistry의 오스미 요스노리 교수님이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상세한 분야는 조금 달랐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계신 Life science and chemistry부서에서 연구해보고 싶었다. 또한 일본은 우리나라와 시차도 없으며 2시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나라이어서 부모님과 연락을 자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은 컨텐츠의 나라인만큼 많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한국과는 다른 일본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을 느꼈고 더욱더 캠퍼스 아시아를 지원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리고 나는 정말 소중하고 완벽한 5개월을 보낼 수 있었다.

 

[ Tokyo tech에서의 생활 ]

1. 수업

 나는 캠퍼스 아시아의 Joint Educational program에 참여했다. 이는 Tokyo tech 연구실에 배정되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개설된 정규 수업을 함께 듣는 프로그램이다.  Tokyo tech는 한국 대학교와는 다르게 쿼터제로 진행한다. 그래서 나는 10월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교환학생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최소 9학점을 신청해야 한다. 나는 생명과학과 전공을 3개, 일본어 수업을 3개 신청했다. 생명과학과 수업은 모두 Zoom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또한 Tokyo tech 수업을 들으며 가장 신기했던 점은 카메라를 켜지 않고 시험을 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카메라를 켜야 수업 출석이 되는 카이스트와 달리 카메라를 모두 켜지 않고 교수님만 킨 채로 수업이 진행된다. 또한 쿼터제기 때문에 14번의 수업으로 한 과목이 끝나기 때문에 대부분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한다. 그래서 연구를 동행하는 입장으로서 연구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어 좋았지만, 수업의 내용을 확실히 복습하는 시간이 없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Tokyo tech은 유학생들을 위한 일본어 수업이 제공한다. 모두 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본어 수업들로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인이 아닌, 일본어를 배워야 하는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수강하기 때문에 각자 나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특히 좋았다. 또한 일본을 살아가면서 알아야하는 필수 회화와 단어 그리고 일본어의 기본적인 문법 등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를 외운 것이 나중에 도쿄에서 가족여행을 할 때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3Q 때 들은 ‘Japanese culture 1’이다. 커리큘럼에 일본의 초등학교에 가는 활동이 있어 신청하게 되었는데 이 활동이 일본 생활에 있어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오오카야마 캠퍼스 앞에 있는 초등학교로 가서 초등학교 1, 2학년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했다. 이 때 서로 이름과 나라를 소개했는데, 몇몇 아이들이 K-Pop을 좋아한다며 먼저 다가와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또 학생들이 직접 노래와 춤, 간단한 영어 문장, 이름표를 준비해 와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고 이 수업을 신청해서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11월에 한 활동이라 일본어를 조금밖에 못할 때라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정말 귀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수강해보길 바란다..


2. 연구

  나는 Department of Life science and Technology의 Ueda-Kitaguchi lab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Tokyo tech의 캠퍼스는 총 3개로 오오카야마, 스즈카케다이, 타마치에 위치해 있다. 생명과학학부는 요코하마에 속한 스즈카케다이 캠퍼스에 있고, 시내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조용한 분위기이다. 나는 도시보다 한적한 일본의 분위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맘에 들었다. 일본어 수업은 오오카야마 캠퍼스에서 하기 때문에 두 캠퍼스를 모두 다닐 수 있어 좋기도 했다.

  내 연구주제는 항체에 fluorescent dye와 발광효소인 luciferase를 결합한 BRET Q-body에 대한 것이다. Ueda-Kitaguchi lab에 배정받고 난 후 우에다 교수님과 함께 미팅을 진행했고 관련 논문을 몇가지 주셨다. 이후 ‘Fusing picAluc instead of Nanoluc to MTX VHH to increase the efficiency of BRET Q body’라는 연구주제를 설정하였다. 이전에 한 개별연구와는 조금 다른 분야의 연구였고, 생명과학 실험은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상 기초적인 실험도 할 줄 모르는 백지 상태였다. 그래서 초반에는 애를 많이 먹었는데 튜터 덕분에 현재는 여러 실험을 혼자 할 정도로 성장했음을 느꼈다. 내 튜터는 석사 1년차의 중국인 유학생이었는데, 일본어에 정말 능통하고 영어도 잘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의 영어 실력이 향상된 것도 튜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Ueda-Kitaguchi lab에는 교수님 두 분 뿐만 아니라 assistant professor, secretary도 계셨고 약 20명이 넘는 석박사생이 있는 대형 랩이었다. 그래서 체계가 확실했으며 실험에 필요한 많은 장비가 있었다. 멤버들이 돌아가며 여러 용액들을 준비하고 plate나 용액이 떨어질 경우 바로 준비를 해 주셔서 실험을 언제나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들거나 확신이 들지 않을 경우 질문을 하면 항상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시고 같이 고민을 해 주셔서 실험의 방향을 잘 잡고 지속할 수 있었다.

  또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가치 없는 실수는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연구주제를 바로 시작하기 전에 전체적인 실험과정을 연습하기 위해 튜터와 함께 내 주제와 유사한 논문의 실험을 연습하였다. 이 때 Fluorescent dye를 라벨링할 때 중요한 용액인 TCEP을 프로토콜보다 5분 더 반응시켰다. 단순한 실수로 생각하고 BRET Q body를 완성했다. 여러 machine들을 사용해 Absorbance, fluorescence, luminescence 등을 측정한 후 분석하였는데 원래 논문 결과의 약 4배 이상의 반응률을 보였다. 이에 대한 원인을 TCEP의 긴 반응시간으로 추측하여 TCEP 반응 시간에 따른 반응률을 측정하였는데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나는 ‘TCEP에 따른 luminescence intensity와 BRET Q body의 efficiency’라는 새로운 연구주제를 추가로 설정하여 현재 두가지의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고작 5분의 실수였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주제를 얻었으며 이를 더 발전시켜 논문을 작성하는 목표도 생겼다. 캠퍼스 아시아의 참여를 통해 나는 이렇게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랩 멤버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K-pop을 좋아하는 랩 멤버들이 있어서 한국어에도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인사법을 물어봐서 ‘안녕하세요’도 알려주고, ‘날씨가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을 알려주었고 나와 함께 교환을 온 인도네시아 친구는 한국어 공부를 많이 해서 나에게 한국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유롭고 친화적인 랩 분위기도 내가 빠르게 적응하고 연구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연구실 활동은 내 진로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을 지원할 당시 갖고 있던 모든 고민을 해결하고 확실한 진로를 정하게 되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연구활동에 자신감이 생겼고, 해외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였다. 추가로 한번도 배워보지 않은 일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3. 문화생활

  연구 중심의 교환학생을 왔기 때문에 연구와 수업이 1순위긴 했지만, 일본 여행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험을 저녁 10시까지 하고, 주말에도 연구실을 나가는 등 연구에 치중한 생활을 하여 생각보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주말마다 하루는 시내에 가거나 1박 2일로 도쿄 근교에 가는 등 자유 여행을 즐긴다면 일본 생활을 배로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스즈카케다이 캠퍼스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그랜드베리 파크라는 여러 식당과 영화관, 쇼핑몰이 위치한 큰 아울렛이 있어서 문화생활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일본의 영화관 시설도 좋았고 애니메이션의 고장인 만큼 슬램덩크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다. 영어자막이 없는 영화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일본에서 영화관 가기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좋은 추억이 되었다.


[조언]

이 후에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을 즐기고 싶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몇가지 작은 조언을 적고 싶다. 먼저, 나처럼 꿈이 없다면 꼭 지원하기를 바란다. 명확한 진로가 없다면 졸업을 하고 결정하는 것보다 졸업을 미루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어학연수나 보통 교환학생, 또는 인턴 등을 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캠퍼스 아시아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캠퍼스 아시아를 통해 ‘해외’ ‘대학원’ 에서 석사 과정을 밟겠다는 진로를 정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관점도 넓어진 23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두번째로 만약에 1지망 연구실이 되지 않더라도 상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2지망 연구실에 합격이 되었다. 전공이 바이오및뇌공학과인 만큼 1지망은 소재과로, 2,3지망은 생명과로 지원했는데 2지망에 합격했다. 하지만 나는 이 연구실에서 연구한 게 다행이라 생각할 정도로 생각보다 내 흥미에 찰떡으로 잘 맞았고, 진로설정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며 연구 환경도 완벽했다. 2,3지망에 지원한다고 부족한 것이 아니고 나처럼 오히려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연구실 홈페이지를 아무리 자세히 보더라도 실제로 연구하는 내용과 랩 분위기는 정말 다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문화를 열심히 즐겼으면 좋겠다. 물론 연구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연구가 1순위긴 하지만 주말에 여행을 많이 다녔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추가로 일본 생활 삶의 질을 올려준 것들을 소개하고 싶다. 먼저 한국에서 동전지갑을 필수로 사서 가길 바란다. 일본에선 현금을 많이 쓰는데 매번 지폐만 사용하다 보면 동전이 정말 많이 쌓인다. 인터넷에서 동전 크기별로 정리할 수 있는 동전 틀 같은 것을 있으니 하나 사는 것을 추천한다. 빠르게 계산할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하다. 또한 파파고는 꼭 설치하길 바란다.  사진을 찍으면 파파고가 직접 스캔해 번역을 해주기 때문에 메뉴를 읽거나 장을 볼 때 편하다.

  그리고 Tokyo tech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면 일본어 수업은 꼭 듣는 것을 추천한다. 배운 회화들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어 이후에 전화로 식당 예약이나 택배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외국인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바란다. 나는 낯을 가려서 초반에 친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해외생활의 꽃은 외국인 친구를 만나 여러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누렸으면 좋겠다.

  나에게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은 잊지 못할 경험이다. 만약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했거나, 해외 대학원에 관심이 있거나, 졸업하기 전 많은 연구경험을 쌓아보고 싶은 사람들, 또는 좀 더 유익한 해외 생활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캠퍼스 아시아를 추천한다!